시즌 그리팅 · 연말 고객 감사
Season's Greetings and Year-End Customer Appreciation
시즌 그리팅이란?
- 달력 300부보다 한 줄 감사가 남는다
- 공공 고객 선물은 최신 안내부터 확인
- 발송 뒤 2~3주 안 연락이 성과를 가른다
시즌 그리팅을 제대로 설계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보내는 사람'입니다. 총무팀이 주소록대로 달력을 발송하는 일이 아니라, 담당 영업과 마케팅이 올해 어떤 고객에게 무엇을 고마워할지 한 줄로 적는 일이 됩니다. 그 한 줄이 있으면 카드 문구가 달라지고, 받은 쪽도 누가 보냈는지 기억합니다. 연말 인사는 내년 1분기 첫 미팅의 명분이 되므로, 발송 자체보다 발송 뒤 2~3주 안에 이어지는 연락이 성과를 결정합니다.
대상은 세 층으로 나누는 것이 실무적입니다. 올해 매출이 발생한 거래처, 제안까지 갔으나 보류된 잠재고객, 그리고 소개나 추천을 해 준 협력사입니다. 층마다 전하는 말이 다릅니다. 거래처에는 올해 함께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보류 고객에게는 내년 예산 시즌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제안을, 협력사에는 소개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적습니다. 형식은 손글씨 카드, 이메일, 소정의 선물로 나뉘며, 이메일은 광고성 정보 전송 규제의 수신동의 요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감사 인사라도 과정 안내나 할인 소식을 섞으면 광고성 정보가 됩니다.
선물은 금액보다 성격이 먼저입니다. 공공기관·학교·언론사 임직원과 그 배우자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고, 민간 기업도 자체 윤리규정으로 선물 수수를 제한하는 곳이 많습니다. 금액 한도와 예외는 시행령 개정으로 바뀌므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신 안내와 상대 회사의 윤리규정을 확인한 뒤 정해야 합니다. 한도 안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공공 고객에게는 선물 대신 카드와 연초 세미나 초대장으로 대신하는 회사가 늘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모두에게 같은 것'입니다. 300곳에 같은 달력을 보내면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비용이 됩니다. 고객 담당자가 이미 이직했는데 전임자 이름으로 선물이 가는 일, 올해 클레임이 있었던 고객에게 사과 없이 감사 카드만 가는 일도 잦습니다. 발송 전에 CRM의 담당자 정보를 한 번 갱신하고, 문제가 있었던 고객은 담당 임원이 직접 연락하는 방식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반대로 12월에 선물을 받은 고객에게 1월 첫 주부터 영업 전화를 거는 것도 호의를 거래로 바꿔 버리는 실수입니다.
연말 인사와 선물은 거래처 관계를 확인하는 오래된 상거래 관행이지만, B2B 마케팅에서는 고객 생애주기 관리의 한 접점으로 설계되면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공 부문 대상 선물 관행이 크게 달라졌고, 민간에서도 윤리규정에 따라 금액과 형식을 제한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A사는 임직원 85명, 연매출 140억 원으로 거래처 260곳에 매년 12월 같은 탁상달력을 보내 왔습니다. 발송비 1,100만 원이 들었지만 이듬해 1월 회신은 다섯 건에 그쳤고, 수신자 중 31명은 이미 퇴사한 상태였습니다.
- 마케팅팀 박 차장은 영업팀과 함께 260곳을 올해 거래처 90곳, 보류 고객 70곳, 협력사 20곳으로 나누고 나머지 80곳은 이메일 인사만 보내기로 했습니다.
- 영업 담당자마다 거래처 한 곳당 '올해 고마웠던 일 한 줄'을 적게 했는데, 김 대리는 장애 대응 때 밤늦게 전화 받아 주신 것을 적어 그대로 카드 문구로 썼습니다.
- 공공기관 고객 14곳은 선물을 빼고 카드와 1월 세미나 초대장만 보내기로 했고, 박 차장은 '권익위 안내와 상대 윤리규정부터 보자'며 금액 기준을 임의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 올해 납기 지연이 있었던 거래처 6곳은 카드 대신 영업본부장이 직접 전화해 사과와 내년 계획을 전했고, 발송 전 CRM 담당자 정보를 전수 갱신해 퇴사자 31명을 걸러냈습니다.
- 발송 2주 뒤 보류 고객 70곳에 '내년 예산 시즌에 다시 뵙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자 1월 미팅이 19건 잡혔고, 발송비는 1,100만 원에서 72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