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V · IRR · 투자 타당성
Net Present Value & Internal Rate of Return
NPV이란?
- 미래 현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판단
- NPV>0이면 투자 가치 있음
- IRR은 직관적이나 규모 왜곡 주의
투자 심의 자리에서 오가는 말이 바뀝니다. '설비가 노후해서 더는 못 버팁니다' 같은 호소 대신, 42억원을 넣으면 7년 동안 세후 현금이 얼마씩 들어오고 그것을 지금 돈으로 되돌리면 얼마가 남는지로 이야기가 굴러갑니다. 돈이 들어오는 시점이 의사결정 변수로 편입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회수가 1년 늦어지면 그만큼 값이 깎이기 때문에, 공사 기간 단축이나 대금 지급 조건 같은 협상 항목이 갑자기 재무적 무게를 갖게 됩니다.
심의 자료에는 보통 네 지표가 함께 올라옵니다. NPV는 금액, IRR은 비율, 회수기간은 속도, ROI는 장부상 수익성을 봅니다. 문제는 이들이 서로 다른 답을 낼 때인데, 순위를 정하는 것은 NPV입니다. 30억원을 넣어 NPV 5억원이 남는 안과 3억원을 넣어 IRR 40%가 나오는 안 중 회사 금고에 실제로 쌓이는 돈은 전자입니다. 투자 규모나 설비 수명이 다르면 차액 현금흐름으로 다시 계산하거나 연등가가치(EAA)로 환산해 비교해야 합니다. 할인율은 WACC를 쓰되 해외 신사업처럼 위험이 다른 건에는 별도 가산금리를 얹는 것이 원칙입니다.
계산식보다 현금흐름 표를 어떻게 짰는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감가상각비는 현금이 나가지 않으니 유출로 빼지 않되 세금을 줄여주는 만큼은 절세효과로 더합니다. 재고와 매출채권이 늘면 운전자본 증가분을 유출로 잡고 마지막 해에 회수분으로 되돌리며, 잔존가치와 철거비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여기에 할인율 1%p, 판가 5%, 가동률 10%p가 흔들릴 때 NPV가 어디서 음수로 뒤집히는지를 붙이면, 심의는 '되나 안 되나'가 아니라 어떤 가정을 지켜낼 것인가로 옮겨갑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결론을 정해두고 숫자를 맞추는 역산입니다. 5년차 매출을 두 배로 밀어 넣거나 할인율을 8%에서 6%로 내려 NPV를 양수로 만드는 순간, 그 문서는 심의 자료가 아니라 결재용 서류가 됩니다. 이미 집행한 설계비를 투자액에 얹는 매몰비용 반영, 신제품이 기존 라인 물량을 빼앗는 잠식 효과 누락도 단골입니다. IRR만 보고 승인하는 관행도 위험합니다. 현금흐름 부호가 중간에 두 번 바뀌면 IRR이 두 개 나오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고, IRR은 회수한 돈을 같은 수익률로 재투자한다고 가정하므로 실제보다 부풀려진 값이 됩니다.
어빙 피셔의 자본이론에서 출발해 20세기 중반 기업 재무(corporate finance)에서 자본예산 기법으로 표준화되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 A사(임직원 320명, 연매출 1,100억원)는 15년 된 프레스 라인 교체를 놓고 2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생산본부는 42억원짜리 신규 설비를, 재무팀은 12억원 부분 보수를 밀었고 양쪽 다 '이게 맞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경영회의는 8주 기한을 주고 두 안을 같은 표에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 생산기술팀 박 차장이 두 안의 7년치 세후 현금흐름을 한 장에 깔았습니다. 신규 안은 불량률 3.2%→0.8%, 야간 인력 6명 감축으로 연 9억 8천만원 유입이 잡혔습니다.
- 재무팀장이 '우리 WACC 7.4%에 설비 국산화 리스크 1.5%p를 얹어 8.9%로 갑시다'라고 못 박았고, 두 안에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해 비교 조건을 맞췄습니다.
- 1차 계산에서 신규 안은 NPV 11억 4천만원·IRR 18%, 보수 안은 NPV 4억 2천만원·IRR 24%가 나왔습니다. IRR만 보면 보수 안이 이기지만 회사에 남는 돈은 신규 안이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 CFO가 '판가가 빠지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묻자 박 차장이 민감도 표를 열어 판가 6% 하락 또는 가동률 72% 미만이면 NPV가 음수로 뒤집힌다고 답했습니다.
- 경영회의는 신규 안을 승인하되 가동률 78%를 분기 점검 지표로 걸었습니다. 도입 14개월 뒤 불량률 0.9%, 실제 IRR 16.5%로 계획보다 1.5%p 낮았지만 요구수익률 8.9%는 여유 있게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