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 · 운전자본
Cash Flow & Working Capital
현금흐름이란?
- 이익과 현금은 시점이 다르다
- 운전자본 = 채권 + 재고 − 매입채무
- 성장기일수록 자금이 더 묶인다
현금흐름을 따로 본다는 것은 회의 자료가 바뀐다는 뜻입니다. 월말 손익만 올라오던 경영회의에 향후 13주 자금일정표가 함께 올라오고, 영업이 계약을 물어 올 때 수주 금액 옆에 대금 지급 조건이 같이 적힙니다. 매출 목표를 세우는 순간 그 매출을 굴릴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같이 계산하는 것이 이 개념의 실질입니다. 연 매출 100억 원 회사의 운전자본이 매출의 20%인 20억 원이라면, 매출을 150억 원으로 키우는 순간 10억 원이 채권과 재고에 추가로 묶입니다. 이 돈의 출처를 정하지 않은 성장 계획은 계획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현금흐름표는 영업·투자·재무 세 갈래로 나뉩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몇 분기째 마이너스인데 차입과 증자로 버티고 있다면, 본업이 현금을 만들지 못한다는 신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EBITDA를 곧 현금으로 보는 습관입니다. 거기서 운전자본 증가분, 이자, 법인세, 설비투자를 빼야 실제로 통장에 남는 돈이 됩니다. 현금전환주기는 매출채권회수기간(DSO)에 재고보유기간(DIO)을 더하고 매입채무지급기간(DPO)을 뺀 값으로, 부품 제조업은 90~120일대가 흔한 반면 현금 결제가 많은 유통·외식은 CCC가 마이너스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30일 단축도 업종 기준선과 자사 3년 추세를 함께 놓고 봐야 의미가 읽힙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자금이 마르면 한도 대출로 메우면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운전자본 구조를 고치는 도구가 아니라 그 구조를 유지하는 비용이며, 매출이 늘수록 한도는 더 빨리 찹니다. 두 번째 오해는 지급 조건을 늦춰 CCC를 개선하는 방식입니다. 협력사 대금을 60일에서 120일로 미루면 지표는 좋아지지만 단가 인상과 납기 후순위로 되돌아오고, 하도급법상 60일 지급 의무 위반 소지까지 생깁니다. 재고도 무조건 줄이면 결품과 특급 운송비가 붙습니다. 지표는 개선됐는데 영업이익률이 깎이는 상황이 여기서 나옵니다.
현금흐름표는 1980년대 이후 국제 회계기준에서 필수 재무제표로 채택되며, 발생주의 이익의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밸브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62명, 연 매출 180억 원 규모입니다. 3년간 매출이 40% 늘었는데 자금은 매달 더 빠듯해져, 한도 15억 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12억 원까지 당겨 쓰고 있었습니다.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은 3년 내내 흑자였습니다.
- 재무팀장이 최근 8분기 손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한 장에 붙여 보니, 누적 영업이익 14억 원에 영업현금흐름은 1억 원 적자였고 차이의 대부분이 매출채권과 재고였습니다.
- 거래처별 회수 일수를 뽑자 상위 5개사 중 2곳이 어음 120일 결제였고, 영업본부장은 '그 두 곳이 매출의 30%인데 조건을 건드리면 물량이 빠집니다'라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 대표가 '올해는 매출이 아니라 회수로 인센티브를 걸겠습니다'라고 못 박고 영업 성과급에 수금률을 40% 반영했으며, 신규 계약서 표준안에 선금 30% 조항을 넣었습니다.
- 구매팀장이 6개월 이상 움직이지 않은 재고 9억 원어치를 골라 3억 원은 반값에 처분하고, 주력 자재는 월 1회 대량 발주에서 주 1회 소량 발주로 바꿨습니다.
- 9개월 뒤 DSO가 78일에서 59일, 재고일수가 96일에서 71일로 줄어 CCC가 134일에서 92일이 되었고, 풀려난 현금 21억 원으로 마이너스 통장 12억 원을 전액 상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