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 변동비 · 공헌이익
Fixed Cost, Variable Cost & Contribution Margin
고정비란?
- 비용을 매출 연동 여부로 재분류
- 공헌이익 = 매출 − 변동비
- 상품 우선순위는 매출이 아닌 공헌이익 순
이 구분을 실제로 도입하면 회사가 쓰는 숫자의 언어가 바뀝니다. 손익계산서는 비용을 매출원가와 판관비로 나누지만, 그 분류는 '이 주문을 하나 더 받으면 돈이 얼마나 더 나가는가'에 답하지 못합니다. 변동비와 고정비로 다시 줄을 그으면 주문 한 건, 과정 하나, 지점 하나 단위로 '받으면 남는가'를 그 자리에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월례 실적회의에서 '얼마 팔았나' 대신 '얼마가 남아서 고정비를 갚았나'를 먼저 묻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다만 현실의 비용은 깔끔하게 둘로 갈라지지 않습니다. 기본급에 성과급이 붙는 영업사원 급여나 기본요금과 사용량이 섞인 전기료 같은 준변동비, 생산량이 일정 구간을 넘는 순간 설비 한 대·강사 한 명 단위로 계단처럼 뛰는 준고정비가 섞여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12~24개월치 매출과 비용을 좌표에 찍어 기울기는 변동비율로, 절편은 고정비로 추정하는 방식을 씁니다. 공헌이익률이 30%면 고정비 3억 원을 회수하는 데 매출 10억 원이 필요하지만, 40%로 올리면 7억 5천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에 강의실 수나 강사 가용일수처럼 한정된 자원이 있다면 절대 금액이 아니라 '자원 1단위당 공헌이익'으로 줄을 세워야 순서가 맞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공헌이익만 양수면 받아도 된다'입니다. 이 논리는 유휴 생산능력이 있고 그 거래가 일회성일 때만 성립합니다. 저가 수주가 상시화되면 그 단가가 시장의 기준가로 굳어 기존 고객까지 재협상을 요구하고, 물량이 늘어 설비나 인력을 보강하는 순간 고정비가 계단식으로 뛰어 계산이 통째로 뒤집힙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위험합니다. 정규직 인건비를 과정별 원가에 배부해 변동비처럼 취급하면, 과정을 접어도 사라지지 않는 비용을 근거로 멀쩡한 과정을 폐지하게 됩니다. 그 결과 고정비는 그대로 남고 매출만 빠지는 최악의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20세기 초 관리회계에서 원가-조업도-이익(CVP) 분석이 정립되며 표준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62명, 연매출 140억 원 규모의 산업용 포장재 제조사 A사는 3년째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3억 원대에서 제자리였습니다. 대표는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을 더 밀자'는 영업본부의 보고가 계속 걸렸습니다. 결국 상반기 워크숍에서 14개 품목 전체를 공헌이익 기준으로 다시 줄 세워 보기로 했습니다.
- 경영기획팀장이 14개 품목의 원가표를 다시 뜯어, 원재료·외주가공·운송비는 변동비로, 생산직 급여와 설비 리스료 등 연 26억 원은 고정비로 새로 줄을 그었습니다.
- 매출 1위 품목 P-3는 연 38억 원을 팔지만 공헌이익률이 11%였고, 매출 9억 원짜리 특수 코팅재는 42%였습니다. 영업본부장이 '주력이 거꾸로 잡혀 있었네요'라고 인정했습니다.
- 대표는 P-3를 바로 접는 대신 단가 협상을 지시했습니다. 구매팀이 3개월간 원료사와 밀고 당겨 재료비를 kg당 180원 낮췄고, 납품가는 4% 올려 공헌이익률을 19%까지 끌어올렸습니다.
- 손익분기점도 다시 계산했습니다. 고정비 26억 원을 평균 공헌이익률 21%로 나누니 124억 원이 나왔고, 매출 140억 원과의 여유가 16억 원뿐이라는 사실에 임원들이 술렁였습니다.
- 영업팀에는 '공헌이익률 15% 미만 건은 본부장 결재'라는 선을 세우되, 비수기 유휴 라인을 채우는 단발 물량만 예외로 열어 뒀습니다.
- 1년 뒤 매출은 140억 원에서 132억 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저마진 품목 2개를 정리하고 특수 코팅재를 9억 원에서 21억 원으로 키운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