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구조 · 원가절감
Cost Structure & Cost Reduction
원가 구조란?
- 비용 구성부터 파악해야 손댈 곳이 보임
- 상위 20% 항목에 집중(파레토)
- 고객 가치와 무관한 비용부터 절감
원가 구조를 한 장으로 펼쳐 보면 회의의 안건 자체가 바뀝니다. '올해 판관비 10% 줄입시다' 같은 말이 사라지고, '매출 100원 중 48원인 재료비를 45원으로 만들 방법이 있나'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금액이 아니라 비중으로 보는 순간, 회식비·소모품처럼 눈에 띄지만 1원짜리인 항목과 티는 안 나지만 20원짜리인 항목이 갈립니다. 원가절감의 성패는 대상 선정에서 이미 절반이 결정됩니다.
같은 1%를 줄여도 위치에 따라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영업이익률 4%, 재료비 비중 50%인 회사가 재료비만 1% 낮추면 이익은 4.5로 올라 12.5% 증가합니다. 반면 비중 2%짜리 소모품비를 10% 깎아봐야 이익은 0.2 늘 뿐입니다. 그래서 먼저 비용을 변동비와 고정비로 나눠 공헌이익률을 계산하고, 물량이 늘 때 같이 늘어나는 돈인지 물량과 무관하게 나가는 돈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회사는 절감보다 가동률을 올리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손대는 층위도 구분해야 합니다. 구매 단가 협상과 통합발주는 3개월 안에 몇 퍼센트가 나오지만 한 번 쓰면 다음 해에 다시 쓰기 어렵고, 수율·낭비 제거는 반년 이상 걸리는 대신 매년 누적됩니다. 사양과 프로세스 재설계는 1년 넘게 걸려도 원가를 두 자릿수로 바꿉니다. 급할수록 앞 층위만 반복하게 되는데, 단가 협상만 3년 하면 협력사가 먼저 무너집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사고는 '전 부서 일괄 10% 삭감' 지시입니다. 비중이 다른 항목에 같은 비율을 걸면, 이미 마른 부서는 품질검사와 교육비를 자르고 뚱뚱한 부서는 여전히 여유가 남습니다. 절감액이 손익계산서에 나타나지 않는 현상도 자주 봅니다. 단가는 내렸는데 물량이 늘었거나, 아낀 돈이 다른 계정으로 새어 나간 경우입니다. 절감 과제는 반드시 계정별 실적으로 검증하고, 고객이 값을 치르는 항목은 제외 목록에 먼저 올려야 합니다.
원가관리는 20세기 초 과학적 관리법과 표준원가 계산에서 출발했고, 이후 활동기준원가(ABC)와 도요타식 낭비 제거 개념으로 발전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180명, 연매출 420억 원의 정밀부품 제조사 A사의 이야기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2년 연속 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이 5.4%에서 3.1%로 내려앉았고, 대표는 '전 부서 판관비 10% 삭감'을 지시한 상태였습니다. 관리팀이 3개월 일정으로 원가 구조부터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 관리팀장이 지난 3년 손익을 매출 100원 기준으로 다시 깔아 보니 원재료 52원, 외주가공 14원, 노무비 18원이었고, 삭감 지시가 떨어진 판관비 항목들은 다 합쳐도 4원이 안 됐습니다.
- 구매팀장이 발주 이력을 뒤져 보니 같은 규격 강판을 3개 사업부가 각각 다른 업체에서 사고 있었습니다. 연간 물량을 묶어 재입찰을 돌리자 단가가 5.8% 내려갔습니다.
- 생산팀장은 스크랩 대장을 들고 와 '자재값 깎는 것보다 안 버리는 게 빠릅니다'라고 했고, 절단 프로그램과 잔재 재사용 기준을 손봐 수율을 91.2%에서 94.1%로 올렸습니다.
- 품질팀이 도면을 대조하다 고객사가 요구하지 않은 도금 두께를 10년째 유지 중인 것을 발견했고, 고객사 품질담당자에게 확인하자 '그 사양은 우리 도면에 없다'는 답을 받아 사양을 조정했습니다.
- 대신 수입검사 인력과 설비 예방보전비는 절감 대상에서 빼기로 결정했습니다. 관리팀장이 '여기 줄이면 클레임 한 건에 절감액이 다 날아갑니다'라고 설득한 결과였습니다.
- 9개월 뒤 재료비 비중이 52원에서 48.6원으로 내려가면서 영업이익률은 3.1%에서 5.0%로 올랐고, 같은 기간 고객 클레임 건수는 월 4.2건에서 3.8건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