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편성 · 제로베이스 예산(ZBB)
Zero-Based Budgeting
예산 편성이란?
- 작년 예산이 아니라 0에서 재정당화
- 패키지를 우선순위로 줄 세워 절단
- 전면 적용보다 부분·주기 적용이 현실적
제로베이스 예산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입증 책임의 방향입니다. 점증식에서는 예산을 깎자고 말하는 쪽이 근거를 들고 와야 하고, 그 근거를 대기가 번거로우니 항목은 그냥 살아남습니다. 제로베이스에서는 반대로 유지하자는 쪽이 올해의 근거를 가져와야 합니다. '작년에도 썼다'는 말이 근거 자격을 잃는 것, 이 한 가지가 편성 회의의 공기를 바꿉니다.
의사결정 패키지는 보통 한 활동을 세 단계로 나눠 씁니다. 이 밑으로는 활동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최소 수준, 지금 하는 대로의 현행 수준, 돈을 더 넣었을 때의 확대 수준입니다. 줄 세우기는 활동 단위가 아니라 이 단계 단위로 해야 합니다. A교육의 최소 수준이 B교육의 현행 수준보다 위로 올라갈 수 있어야 순위표가 일을 합니다. 적용 대상도 가려야 합니다. 인건비, 감가상각, 이미 계약된 임차료처럼 손댈 수 없는 경직성 지출은 백지에서 다시 따져도 결론이 같습니다. 실익은 판관비·마케팅·교육·외주 용역 같은 재량지출에서 나오고, 이 영역은 대개 총비용의 15~30% 구간에 걸쳐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제로베이스를 비용 절감 캠페인으로 받는 것입니다. '일단 20% 깎고 시작하자'며 삭감률을 먼저 박아두면, 현업은 잘리지 않을 만큼만 부풀린 패키지를 써내고 정작 성과가 나던 항목이 목소리 작은 팀 순으로 사라집니다. 줄 세우기를 부서별로 끊는 것도 자주 나오는 실수입니다. 부서 안에서만 순위를 매기면 부서 간 배분 비율은 작년 그대로 남아 결국 점증식으로 되돌아옵니다. 순위표는 전사 단일 목록이어야 합니다. 공수도 현실입니다. 패키지 200장을 매년 쓰게 하면 2년 차부터는 작년 문서를 복사해 날짜만 고치는 일이 벌어지니, 첫해는 재량지출 상위 30개 항목으로 범위를 좁히는 편이 오래 갑니다.
1970년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피터 파이어가 도입했고, 지미 카터가 조지아 주지사 시절 주정부 예산에 적용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 이야기입니다. 임직원 740명, 연매출 2,300억 원 규모인데 교육예산은 3년째 연 9억 원대에서 거의 그대로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2023년 수주가 12% 빠지자 CFO가 '교육비 30% 줄이세요'라는 한 줄을 내려보냈고, 인재개발팀은 무엇부터 잘라야 할지 댈 근거가 없었습니다.
- 인재개발팀장이 일괄 삭감 대신 제로베이스 편성을 역제안했습니다. 9억 1천만 원을 41개 과정으로 쪼갠 뒤 과정마다 최소·현행·확대 세 단계 패키지를 만들어 총 97장을 뽑았습니다.
- 패키지마다 '올해 이 교육을 안 하면 무엇이 막히는가'를 한 문장으로 쓰게 했습니다. 온보딩 담당자는 '현장 배치가 3주 늦어집니다'라고 적었고, 15년째 돌던 교양 강좌는 그 칸을 끝내 못 채웠습니다.
- 사업부장 6명과 CFO가 반나절 워크숍에서 97장을 전사 단일 순위표로 세웠습니다. 품질 직무교육의 최소 수준이 임원 리더십 과정의 현행 수준보다 위로 올라가자 '이 순서가 맞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 가용 예산 6억 5천만 원 지점에서 선을 그었습니다. 법정 의무교육과 신규 라인 안전교육은 순위와 무관하게 예외로 올렸고, 잘린 14개 과정에는 하반기 재신청 경로를 남겨 반발을 줄였습니다.
- 결과적으로 교육비는 9억 1천만 원에서 6억 5천만 원으로 29% 줄었는데 1인당 직무교육 시간은 11시간에서 14시간으로 늘었습니다. 감액분의 6할이 참석률 40%대에 머물던 집합 교양과정에서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