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경영방침 · 연초 경영방침 수립과 전개
New Year Address and Annual Management Policy Deployment
신년사란?
- 신년사는 선언, 방침서는 지표와 책임자
- 전사→본부→팀→개인 네 층으로 전개
- 평가와 예산이 안 바뀌면 방침은 잊힌다
경영방침이 실제로 바꾸는 것은 판단의 기준입니다. 연중에 사업부가 투자, 채용, 교육 같은 결정을 할 때 '올해 회사가 무엇을 우선하는가'를 매번 대표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방침의 역할입니다. 신년사는 선언이고 경영방침은 그 선언을 과제로 번역한 문서이므로, 둘은 같은 내용이어야 하지만 같은 글은 아닙니다. 신년사가 '수익성 중심 경영'이라고 말했다면 방침서에는 어느 지표를 몇 퍼센트까지, 누가 책임지는지가 적혀야 합니다.
전개는 보통 네 층으로 내려갑니다. 전사 방침은 3~5개를 넘지 않게 잡고, 본부는 그중 자기 몫을 골라 본부 과제로 바꾸며, 팀은 과제를 분기 단위 실행 항목으로 쪼개고, 개인은 그것을 자기 목표에 반영합니다. 이때 위에서 내려온 방침과 아래에서 올라온 과제가 맞물리는지 확인하는 조정 회의가 층마다 한 번씩 필요합니다. 일본 기업의 방침관리는 이 조정을 '캐치볼'이라 부르며 상하가 서로 던지고 받는 과정으로 설계했습니다. 시기로는 12월 경영계획 확정, 1월 2일 신년사, 1월 중 본부 방침 설명회, 2월 초 개인 목표 확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흔하며, 전사 방침이 1월을 넘기면 개인 목표 설정이 3월로 밀려 1분기가 비게 됩니다.
교육담당자에게 경영방침은 내년 교육의 제목을 정해 주는 문서입니다. 방침이 '현장 품질 회복'이면 품질 교육이, '해외 매출 확대'면 글로벌 영업과 어학이 우선 과정이 됩니다. 경영방침의 핵심 단어가 교육계획 과정명과 목적에 그대로 보이게 맞춰 두면 예산 심의와 임원 보고에서 설명이 짧아집니다. 반대로 방침과 무관하게 전년 과정을 그대로 복사한 교육계획은 예산 삭감 1순위로 올라가기 쉽습니다.
현장에서 어긋나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년사가 매년 비슷한 덕담으로 채워져 아무도 방침으로 받지 않는 경우입니다. 고객, 혁신, 소통처럼 모든 해에 맞는 말만 있으면 사업부는 자기 계획을 바꿀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둘째, 방침은 바뀌었는데 평가 지표와 예산이 전년 그대로인 경우로, 이때 직원들은 말이 아니라 평가표를 따릅니다. 셋째, 방침 설명회를 한 번 열고 끝내는 것입니다. 분기 리뷰에서 방침 과제의 진척을 따로 묻지 않으면 방침은 2월부터 잊히고, 연말 평가 때 '올해 방침이 뭐였죠'라는 질문이 임원 회의에서 나옵니다.
경영방침을 전사에서 개인까지 단계별로 전개하는 방식은 1960년대 일본 기업의 방침관리(호신칸리)에서 체계화됐고, 한국 대기업 집단은 회장 신년사와 그룹 경영방침을 계열사 사업계획으로 내리는 관행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신년사 자체는 경영 기법이라기보다 조직 의례에 가깝지만, 방침 전개와 맞물릴 때 실행력을 갖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물류 서비스를 하는 A사는 임직원 380명, 연매출 950억 원 규모입니다. 지난 3년간 신년사는 '고객 감동과 혁신'으로 거의 같았고, 사업부장들은 신년사를 들은 다음 날 전년과 같은 계획을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올해 영업이익률이 2.1%까지 떨어지자 대표가 방식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 대표는 12월 초 임원 워크숍에서 내년 방침을 '수익성 회복' 하나로 좁히고, 지표를 영업이익률 5%, 저수익 거래처 정리 20곳, 창고 운영비 7% 절감의 세 가지로 적어 내렸습니다.
- 기획팀 정 팀장은 신년사와 별도로 두 장짜리 방침서를 만들어 지표마다 책임 임원을 적었습니다. 영업본부장이 '거래처 정리는 매출이 빠지는데 목표에 반영됩니까'라고 묻자 매출 목표는 3% 낮춰 잡았습니다.
- 1월 둘째 주 본부별 방침 설명회에서 각 팀은 방침 과제를 분기 실행 항목으로 쪼갰고, 팀장들은 개인 목표의 절반 이상을 방침 과제에서 가져오도록 안내받았습니다.
- 교육팀 한 과장은 방침서의 '저수익 거래처 정리'를 보고 영업팀 대상 거래처 수익성 분석 과정을 2월에 넣었고, 예산 심의에서 '방침 과제 직결'이라는 한 줄로 통과됐습니다.
- 분기 경영회의 첫 안건을 방침 지표 세 개의 진척으로 고정하자 2분기부터 본부장 보고가 그 순서로 바뀌었습니다. 연말 영업이익률은 2.1%에서 4.6%로 올랐고 정리한 거래처는 17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