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발굴 · 아이디어 스크리닝
New Business Screening
신사업 발굴이란?
- 발산과 수렴을 명확히 분리
- 빠른 배제 → 스코어링 → 심층 검증 3단계
- 자사 적합성을 먼저 물을 것
스크리닝을 제도로 세우면 바뀌는 것은 아이디어의 질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순서입니다. 기준표가 없는 신사업 회의에서는 그날 목소리가 큰 임원의 관심사가 결론이 되고, 반대하는 사람은 근거 대신 분위기를 읽어야 합니다. 기준을 먼저 합의해 두면 다툼의 대상이 아이템에서 기준으로 옮겨가고, 탈락시킨 이유가 문서로 남습니다. 반년 뒤 같은 아이템이 다시 올라와도 처음부터 논쟁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필터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를 섞지 말아야 합니다. 탈락 조건과 가점 항목의 분리가 핵심입니다. 탈락 조건은 하나라도 걸리면 총점과 무관하게 제외하는 항목으로, 인허가 불가, 감당 못 할 초기 투자 규모, 기존 주력 채널과의 정면 충돌 같은 것들입니다. 가점 항목은 5개 이내로 줄이고 1~5점 척도로 채점하되, 항목 간 가중치를 고르게 나눠 주면 총점이 한가운데로 몰려 순위가 의미를 잃습니다. 중요한 항목에는 두 배 이상 차이를 둬야 변별이 생깁니다.
스크리닝과 타당성 조사를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크리닝은 공개 자료와 내부 인터뷰로 며칠 안에 끝내는 작업이고, 타당성 조사는 수천만 원과 수개월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앞 단계에서 자료를 완벽하게 모으려 들면 후보 30개를 검토하다 1년이 지나갑니다. 1차 관문에서 절반 이상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기준이 무른 것이라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장 흔한 함정은 총점 1위가 가장 유망하다는 오해입니다. 가중 합계 방식에서는 모든 항목이 무난한 아이템이 1등을 하고, 특정 항목이 압도적이지만 약점도 뚜렷한 아이템이 중간 순위로 밀립니다. 결국 '해도 그만인 사업'만 남습니다. 또 하나는 통과 기준만 만들고 중단 기준을 문서로 정해두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면 이미 20억을 쓴 사업을 아무도 못 접고, 담당 임원이 바뀔 때까지 예산만 빠져나갑니다.
신제품 개발 연구(NPD)에서 아이디어 스크리닝 단계로 정립되었으며, 로버트 쿠퍼의 스테이지 게이트 모델에서 초기 관문으로 구조화되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산업용 밸브를 만드는 A사는 임직원 240명, 연매출 약 900억 원으로 매출의 70%가 조선·플랜트 수주에 묶여 있었습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신사업 두 건을 밀어붙였다가 누적 12억 원을 털어낸 뒤, 대표가 전략기획팀에 '이번엔 순서부터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TF는 6개월간 후보 34개를 놓고 작업했습니다.
- 첫 회의에서 전략기획팀장이 후보 34개를 펼치자 영업본부장이 "이거 우리가 왜 남보다 잘합니까"라고 물었고, 그 자리에서 답이 나온 건 6개뿐이었습니다.
- TF는 점수표보다 탈락 조건 4개를 먼저 확정했습니다. 인증 취득 3년 초과, 초기 투자 50억 초과, 기존 대리점과 채널 충돌, 보유 설비 활용률 0. 2주 만에 21개가 사라졌습니다.
- 남은 13개는 시장성 30, 설비·기술 적합성 30, 채널 적합성 20, 수익성 15, 실행 난이도 5의 가중치로 채점했습니다. CFO가 "수익성이 왜 15밖에 안 되냐"고 따지자 팀장은 "3년 차 수익은 지금 추정해 봐야 다 틀립니다"라고 답했습니다.
- 상위 4개는 건당 300만 원, 3주짜리 현장 검증으로 넘겼습니다. 기존 거래처 구매팀장 12명에게 "지금 가격이면 사시겠습니까"를 직접 물었고, 두 개는 "납품 실적 없으면 검토 대상도 아니다"라는 답에 그대로 접었습니다.
- 남은 2개 중 하나는 6개월 파일럿 뒤 2차 관문에서 누적 8,000만 원 선에서 중단했고, 나머지 하나가 18개월 만에 매출 27억 원을 냈습니다. 아이템 하나당 평균 검토 기간은 5개월에서 9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