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MPER
Substitute · Combine · Adapt · Modify · Put to another use · Eliminate · Rearrange
SCAMPER이란?
- 7가지 질문으로 강제 발상
- 백지가 아니라 기존 것을 변형
- 질문당 시간을 끊어 진행
SCAMPER를 도입하면 회의에서 제일 먼저 달라지는 것은 아이디어 개수가 아니라 준비물입니다. 백지와 포스트잇만 들고 모이던 자리에 개선 대상의 명세서가 먼저 올라옵니다. 구성 요소, 진행 순서, 단계별 소요 시간과 비용을 적어 두지 않으면 '무엇을 대체할지'도 '무엇을 뺄지'도 지목할 수 없습니다. 질문보다 대상 분해가 먼저라는 점이 실제 운영에서 가장 큰 차이입니다. 분해되지 않은 덩어리에는 일곱 질문 중 어느 것도 걸리지 않습니다.
일곱 질문은 난이도가 같지 않습니다. 대체·결합·응용은 30초면 답이 나오지만 대개 기존 틀 안의 개선에 머뭅니다. 판을 흔드는 답은 제거와 재배열에서 나오는데, 이 둘은 '그걸 빼면 사고 났을 때 누가 책임지나'라는 부담 탓에 가장 늦게 나옵니다. 그래서 1라운드는 글자당 3~5분씩 균등하게 돌리고, 2라운드는 제거와 재배열에만 10분씩 더 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5~7명이 40~50분 돌리면 아이디어 40~60개가 모이고 실행 후보로 남는 것은 대개 2~4개입니다.
브레인스토밍과의 차이는 자유도가 아니라 입력값에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은 주제만 있으면 돌아가지만, SCAMPER는 바꿀 대상이 실물로 존재해야 작동합니다. 반대로 고객이 왜 안 사는지 모르는 단계에서 일곱 질문을 던지면 기존 제품의 변주만 쏟아집니다. 그때는 고객 인터뷰나 디자인씽킹으로 문제 정의를 먼저 하는 편이 빠릅니다. 발견형이 아니라 개선형 도구라는 경계를 지켜야 시간이 낭비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일곱 칸을 전부 채우려는 강박입니다. 칸을 메우려고 억지 답을 적으면 회의록에는 49개가 남지만 실행은 0건이고, 다음 워크숍에서 "저번에도 이거 했잖아요"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빈칸으로 남겨도 되는 글자가 있다고 미리 말해 주십시오. 또 하나, 제거와 재배열은 권한 문제라 결정권자가 없는 자리에서는 "그건 위에서 안 됩니다"로 끝납니다. 승인 루트 없이 돌린 SCAMPER는 불만 토로 시간이 되기 쉽습니다.
알렉스 오스본의 아이디어 발상 체크리스트를 밥 에벌(Bob Eberle)이 1971년 SCAMPER라는 약어로 정리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180명, 연매출 약 400억 원의 산업용 포장재 제조사 A사 이야기입니다. 신규 견적 요청에 회신하는 데 평균 6.1일이 걸리면서 분기 수주율이 29%에서 22%로 떨어졌고, 영업본부장이 "납기 답 늦어서 놓친 건이 올해만 열 건은 된다"며 개선 워크숍 2회를 요청했습니다.
- 영업기획팀 김 차장이 견적 프로세스를 접수부터 발송까지 8단계로 쪼개 화이트보드에 붙여 놓고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이 여덟 칸만 쳐다봅시다"라는 말로 대상을 못 박았습니다.
- 1라운드는 글자당 4분씩 돌렸는데 대체·결합에서 나온 답은 대부분 양식 통합 수준이었고, 판을 흔든 것은 2라운드의 제거 질문이었습니다.
- 제거 라운드에서 "설계팀 사전 검토를 전 건에 걸지 말고 5천만 원 이상만 걸자"는 안이 나왔고, 최근 1년 견적 320건 중 71%가 3천만 원 미만이라는 숫자가 근거로 붙었습니다.
- 재배열 라운드에서는 순서를 뒤집어 원가 산출 전에 납기부터 확정해 보내자는 안이 나왔습니다. 영업2팀 박 과장이 "고객이 처음 묻는 건 늘 가격이 아니라 납기였습니다"라고 거들었습니다.
- 총 52개 중 페이오프 매트릭스로 3개를 골랐고, 그 자리에 배석한 대표이사가 검토 기준 변경 2건을 즉석에서 승인했습니다.
- 8주 뒤 견적 회신 시간은 평균 6.1일에서 2.4일로 줄었고, 다음 분기 수주율은 22%에서 29%로 회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