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업 금지·부업(N잡) 규정 · 취업규칙상 겸업 제한의 한계
Moonlighting and Side-Job Policy
겸업 금지란?
- 근무시간 밖 활동은 원칙적으로 자유
- 경업·자료 유용·직함 사용이 제한 사유
- 신고 의무 신설은 불이익 변경 검토
겸업 규정을 제대로 만들면 바뀌는 것은 징계의 근거입니다. '겸업 금지'라는 한 줄만 있는 회사는 유튜브를 하는 직원을 징계하려 해도 그 활동이 회사에 무슨 손해를 끼쳤는지 설명하지 못해 징계가 무효가 됩니다. 근무시간 밖의 활동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자유이고, 회사가 제한할 수 있는 것은 노무 제공에 지장을 주거나 경쟁 관계이거나 회사의 신용을 해치는 경우입니다. 전면 금지 조항은 그 자체로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사유를 적은 제한 규정으로 바꿔야 합니다.
규정은 세 층으로 설계합니다. 첫째는 허용 원칙과 금지 사유입니다. 동종 업계 취업, 회사 자료나 거래처 정보 활용, 근무시간 중 수행, 회사 명칭이나 직위를 내건 활동을 금지 사유로 적습니다. 둘째는 신고제 또는 허가제입니다. 허가제는 회사가 불허할 기준을 함께 적어야 하고, 신고제는 사실만 알리게 해 관리 부담이 적은 대신 사후 판단 기준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위반 시 징계 수위입니다. 4대보험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근로자로 일하면 이중 가입이 되고 고용보험은 주된 사업장 한 곳만 가입되므로, 회사가 부업 사실을 알게 되는 경로가 공단 통지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인사·교육 담당자에게 이 주제가 중요한 이유는 사내 강사와 전문직이 외부 강의·집필·자문을 하는 일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교육자료를 외부 강의에 쓰거나 회사 직함으로 유료 강의를 열면 금지 사유에 해당할 수 있고, 반대로 외부 강의 경험이 사내 교육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어 신고제로 허용하되 자료와 직함 사용을 제한하는 설계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어긋나는 지점은 공무원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공무원의 영리 겸직 금지는 공무원법에 근거한 것이어서 민간 기업에 같은 수준의 제한을 두면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전면 금지 조항을 완화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유리한 변경이지만, 신고 의무를 새로 넣거나 징계 사유를 추가하는 것은 불이익 변경으로 볼 여지가 있어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따져야 합니다. 부업으로 과로해 본업에서 사고가 난 경우 책임 소재와 산재 처리가 복잡해지므로 근로시간 합산 여부와 건강 관리 기준은 최신 고용노동부 안내로 확인해야 합니다.
겸업 제한은 근로자의 성실 의무와 사용자의 기업 질서 유지권에서 비롯된 실무 규정으로, 한국에서는 법원이 근무시간 밖의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취업규칙의 효력을 좁게 해석해 온 판례가 기준이 됐습니다. 플랫폼 노동과 콘텐츠 창작이 늘면서 'N잡'이라는 말과 함께 규정 재설계가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290명의 교육 콘텐츠 회사 A사는 취업규칙에 '회사의 허가 없이 다른 직업에 종사할 수 없다'는 한 줄만 있었습니다. 올해 9월 사내 강사 한 명이 주말에 개인 유튜브 채널로 강의 영상을 올리는 것이 알려졌고, 구독자 2만 명이 넘자 임원 한 명이 징계를 요구하면서 규정 전체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 인사팀장은 노무사에게 자문해 한 줄짜리 전면 금지 조항으로는 징계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답을 받았고, 임원에게 '회사에 무슨 손해가 있었는지부터 적어 보시라'고 역으로 요청했습니다.
- 조사 결과 해당 강사는 회사 교육자료를 쓰지 않았고 직함도 밝히지 않았지만, 영상 두 편에 회사 고객사 사례가 익명 처리 없이 들어가 있어 이 부분만 시정 요구 대상이 됐습니다.
- 인사팀은 금지 사유 네 가지(경업·자료 유용·근무시간 중 수행·직함 사용)와 신고제를 담은 규정안을 만들었고, 신고 의무 신설이 불이익 변경일 수 있다는 검토에 따라 설명회와 과반수 동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 교육팀은 사내 강사 12명과 외부 강의를 하는 직원들에게 1시간 과정을 열어 신고 양식과 자료·직함 사용 기준을 안내했고, 한 강사는 '허락이 아니라 선을 알려 주니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 시행 석 달 뒤 신고된 부업은 27건이었고 그중 불허 사유에 해당한 것은 경쟁사 강의 1건뿐이었습니다. 유튜브 강사는 고객사 사례 영상 2편을 수정한 뒤 활동을 이어 갔고 징계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