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W 모델
Goal · Reality · Options · Will
GROW 모델이란?
- Goal·Reality·Options·Will 네 단계 질문
- 답을 주는 대신 스스로 찾게 하는 구조
- Reality에서 조언을 참는 것이 성패를 가름
GROW를 도입했을 때 면담에서 실제로 바뀌는 것은 질문 문구가 아니라 말의 지분과 결정의 소유권입니다. 리더가 20분을 말하고 팀원이 10분을 듣던 30분이, 팀원이 20분을 말하고 리더가 10분을 묻는 구조로 뒤집힙니다. 나온 결론 자체는 리더가 말하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그 결론이 팀원의 입에서 먼저 나왔는가가 다음 주 실행률을 가릅니다.
현장에서는 앞에 T(Topic)를 붙인 T-GROW로 쓰는 회사가 많습니다.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로 주제부터 고르게 하면 리더가 준비해 온 의제를 밀어붙이는 일이 줄어듭니다. 30분 기준 배분은 목표 5분, 현실 10분, 대안 10분, 실행의지 5분 정도가 무난한데, 현실 단계가 3분 안에 끝나면 대개 겉핥기입니다. 대안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세 개 이상 쌓아 두고, 끝에는 '이 계획을 해낼 자신이 1에서 10점 중 몇 점인가'를 물어 7점 아래면 계획을 더 작게 쪼갭니다. 반대로 정보가 리더에게만 있는 사안은 코칭이 아니라 티칭과 피드백의 영역입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질문 형식만 갖추면 코칭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것도 좋네요, 그런데 A안은 검토해 보셨어요?' 같은 질문의 탈을 쓴 지시가 두세 번 반복되면 팀원은 정답 맞히기 게임으로 받아들이고, 결국 '팀장님 원하시는 방향을 말씀해 주시면 그대로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현실 단계를 추궁으로 착각해 '왜 그랬어요'를 연달아 던지면 면담은 취조가 되고, 다음 회차부터 일정이 계속 밀립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인원 부족이나 권한 없음 같은 구조 문제를 코칭으로 덮는 경우입니다. 개인의 실행의지 문제로 결론이 나면 팀원은 혼자 힘으로 풀 수 없는 일을 떠안고, 1 on 1 제도 전체에 냉소가 번집니다.
1980년대 영국에서 그레이엄 알렉산더(Graham Alexander), 앨런 파인(Alan Fine), 존 휘트모어(John Whitmore)가 함께 발전시켰고, 휘트모어 경이 저서 『성과를 위한 코칭(Coaching for Performance)』(1992)에서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퍼졌습니다. 테니스 코칭에서 출발한 '이너 게임' 사상이 뿌리입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180명 규모의 산업용 밸브 제조사 A사 영업2팀 사례입니다. 3분기 신규 수주가 목표 대비 62%에 머물렀는데, 5년 차 김 대리는 기존 거래처 관리에만 시간을 쓰고 있었습니다. 팀장은 8주 동안 격주로 30분씩 1 on 1을 GROW 구조로 진행했습니다.
- 첫 회차에서 팀장이 '오늘 30분 뒤에 무엇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묻자, 김 대리는 '신규 3건을 어디서 만들지'를 대화 주제로 골랐습니다.
- 현실 단계에서 팀장은 준비해 온 조언을 접고 10분을 들었습니다. 김 대리는 주간 일정표를 펴 놓고 '지난달 방문 14건 중 12건이 기존 거래처였다'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 대안 단계에서 팀장은 '세 개만 더 볼까요'를 두 번 반복했고, 김 대리는 휴면 고객 재접촉, 설계사 세미나 동행, 기존 담당자 소개 요청까지 일곱 개의 선택지를 꺼냈습니다.
- 실행의지 단계에서 '해낼 자신이 10점 중 몇 점인가요'라고 묻자 김 대리는 5점이라 답했고, 계획을 '2주 안에 휴면 고객 8곳 전화'로 줄이자 8점으로 올라갔습니다.
- 8주 뒤 김 대리의 신규 고객 방문 비중은 14%에서 41%로 올라 신규 수주 2건과 견적 요청 6건이 나왔고, 팀장의 면담 발언 시간은 첫 회차 18분에서 6분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