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Whys · 왜를 다섯 번
5 Whys
5 Whys이란?
- 현상에 '왜'를 거듭 물어 근본 원인까지 내려감
- 다섯 번은 규칙이 아니라 경험칙
- 사람 탓에서 멈추면 재발은 반드시 반복됨
5 Whys가 실제로 바꾸는 것은 원인 목록이 아니라 대책의 수준입니다. 같은 사고를 두고도 한 번만 물으면 '작업자 확인 미흡'이 나오고, 네다섯 번 내려가면 '확인을 강제하는 장치가 공정에 없다'가 나옵니다. 앞의 답에는 교육과 주의 환기밖에 붙일 수 없지만, 뒤의 답에는 설비·양식·권한처럼 손댈 수 있는 대상이 붙습니다. 대책서의 주어가 사람 이름에서 공정 이름으로 바뀌는 것이 이 기법의 실질적인 성과입니다.
제대로 내려갔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 적은 뒤 아래에서 위로 '그래서'를 넣어 읽어 올라가면 됩니다. '여과기가 없다 → 그래서 쇳가루가 들어갔다 → 그래서 축이 마모됐다'가 막힘없이 이어지면 인과가 성립하고, 중간에 말이 어색해지면 단계를 건너뛴 것입니다. 멈추는 지점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우리가 손댈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이 마지막입니다. '경기가 나빠서', '업계 관행이라서'까지 내려가면 원인은 맞아도 실행할 대책이 없습니다. 대개 세 번에서 일곱 번 사이에서 그 경계에 닿습니다.
적용 범위도 가려 써야 합니다. 5 Whys는 원인이 한 줄기로 이어지는 문제에 강하고, 설비·사람·자재·방법이 동시에 얽힌 문제에 혼자 쓰면 처음 잡은 가닥만 파다가 나머지를 놓칩니다. 갈래가 둘 이상 보이면 피시본으로 먼저 펼친 뒤 가지마다 따로 내려가는 편이 안전하고, 인명·법규가 걸린 중대 사고는 FTA처럼 논리 구조를 따지는 기법으로 넘겨야 합니다. 한 사건에 근본 원인이 하나뿐이라는 전제 자체가 이 기법의 가장 큰 제약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왜'가 질문이 아니라 추궁으로 들리는 것입니다. 팀장이 담당자를 앞에 앉혀두고 다섯 번을 물으면 답은 세 번째쯤에서 '제가 확인을 못 했습니다'로 수렴하고 회의는 사과로 끝납니다. 사람 이름이 답으로 나오면 그 줄기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 '그 사람이 실수해도 불량이 흘러나가지 않으려면 무엇이 있어야 했나'로 질문을 틀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회의실에서 기억만으로 다섯 칸을 채우는 경우입니다. 단계마다 작업일지·설비 로그·현품 같은 근거를 한 줄씩 붙이지 않으면 그럴듯한 추측 다섯 개를 쌓아 올린 소설이 됩니다.
도요타 창업자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가 확립하고, 도요타 생산방식을 체계화한 오노 다이이치(大野耐一)가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문제 해결의 과학적 태도로 소개하며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180명, 연매출 42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 2차 협력사 A사는 반년 동안 고객사로부터 라벨 오부착 클레임을 4건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대책서에는 '작업자 재교육 실시, 출하 전 육안 확인 강화'가 적혔고 두 달쯤 뒤면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네 번째 클레임에서 고객사 품질 담당이 '다음엔 공급사 등급을 내리겠다'고 통보하자, 품질보증팀장이 생산·물류 담당자를 불러 모았습니다.
- 품질보증 김 팀장이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클레임이 났습니까?' 3월 12일 출하분 320개 중 48개에 단종된 구모델 라벨이 붙어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 두 번째 왜에서 라인 반장이 '모델 전환 직후 첫 물량입니다'라고 답했고, 전환 당일 작업대에 남아 있던 구모델 라벨 롤이 그대로 쓰인 것을 CCTV 영상으로 확인했습니다.
- 세 번째와 네 번째 왜에서 작업표준서를 펼쳤습니다. 전환 절차 7단계 어디에도 잔여 라벨 회수 항목이 없었고, 표준을 만든 2019년에는 모델을 하루 한 번만 바꿨습니다.
- 다섯 번째 왜에서 생산관리 박 과장이 '지금은 하루 평균 4.2회 바꿉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년짜리 표준 개정 주기가 생산 형태 변화를 못 따라간 것이 마지막 원인이었습니다.
- 대책은 재교육 대신 잔여 라벨을 회수함에 넣어야 다음 작업지시가 열리는 잠금 절차와 표준 6개월 개정으로 바뀌었고, 이후 9개월간 오부착 클레임 0건, 재작업 공수는 월 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