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본 다이어그램 · 특성요인도
Fishbone Diagram / Ishikawa Diagram
피시본 다이어그램이란?
- 결과 하나에 원인 갈래를 생선뼈처럼 펼침
- 제조 4M·6M, 서비스는 사람·프로세스·시스템·정책
- 펼치기까지가 역할, 규명은 데이터 검증의 몫
피시본을 벽에 붙이는 순간 회의의 순서가 뒤집힙니다. 평소에는 누군가 '결국 교육이 부족해서입니다'라고 결론을 먼저 던지고 나머지가 그 위에서 방어와 반박을 주고받지만, 피시본은 결론 선언을 30분 뒤로 미루고 원인 후보부터 전부 깔게 만듭니다. 발언권이 아니라 갈래가 논의 순서를 정한다는 점이 이 도구가 실제로 바꾸는 지점입니다. 자기 부서 갈래에 포스트잇이 두세 장밖에 안 붙은 팀장은 누가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원인을 더 찾아오게 됩니다. 그림 자체가 아니라 이 압력이 성과를 냅니다.
큰 가지는 4~6개가 상한입니다. 제조 현장은 6M, 서비스 조직은 4P가 출발점이지만, 조직이 평소 쓰는 말로 '사람·프로세스·시스템·정책'처럼 바꿔 잡아도 무방합니다. 오히려 사무직 업무에 6M을 그대로 씌우면 설비(Machine) 가지가 텅 빈 채 남아 논의가 어색해집니다. 잔가지는 2단까지가 현실적이고, 3단 아래로 파고들 갈래는 따로 떼어 5 Whys로 넘기는 편이 낫습니다. 로직트리와 혼동하기 쉬운데, 로직트리가 중복 없는 분해를 요구한다면 피시본은 같은 원인이 두 갈래에 겹쳐 붙어도 그대로 두는 발산 도구입니다. 한 번에 후보 30~50개가 쏟아지는 것이 정상이고, 그중 실제 검증 대상은 대개 5~7개로 좁혀집니다.
가장 흔한 사고는 다 그려놓고 거수로 '진짜 원인'을 뽑는 것입니다. 투표 결과는 대개 그 자리에서 목소리가 컸던 갈래와 일치하고, 그렇게 고른 원인으로 대책을 세우면 석 달 뒤 같은 문제가 그대로 돌아옵니다. 후보를 좁히는 일은 데이터가 하고 그림은 좁힐 대상을 만들 뿐이라는 선을 지켜야 합니다. 특성을 '매출 부진'처럼 뭉뚱그려 거는 것도 같은 실패로 이어집니다. 머리에 걸린 문제가 크면 갈래가 회사 조직도를 그대로 베끼게 되고, 워크숍은 두 시간 만에 '다 같이 잘해봅시다'로 끝납니다. 언제부터 얼마나 나빠졌는지 숫자로 좁힌 특성을 걸어야 잔가지가 검증 가능한 수준까지 내려옵니다.
일본 도쿄대 교수이자 품질관리 권위자인 이시카와 가오루(石川馨)가 1960년대 가와사키제철소 지도 과정에서 고안해 '이시카와 다이어그램'으로도 불립니다. 데밍·주란과 함께 일본 품질혁명을 이끈 인물로, QC 7가지 도구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320명, 연매출 1,400억 원대 식품 제조사 A사에서 완제품 이물 클레임이 월 4건에서 3개월 만에 월 13건으로 늘었습니다. 생산·품질·설비가 서로 원인을 돌리며 두 번의 대책회의가 빈손으로 끝나자, 품질보증팀장이 현장 반장까지 11명을 모아 2시간짜리 피시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 품질보증팀장이 머리에 '포장 공정 이물 클레임 월 4건→13건, 8~10월'이라고 적자, 생산팀장이 '그럼 8월 이후 바뀐 것만 찾으면 되겠네요'라고 받았습니다.
- 큰 가지는 사람·설비·자재·방법·측정 다섯으로 잡고 각자 포스트잇에 원인을 적어 붙였는데, 20분 만에 후보 41개가 벽을 채웠습니다.
- 설비 가지에서는 '3호기 실링 온도 편차'가, 사람 가지에서는 '8월 신규 인력 7명 투입'이, 자재 가지에서는 '포장 필름 공급사 변경'이 올라왔습니다.
- 팀장이 '8월 이후 실제로 달라진 것만 남깁시다'라고 정리하자 41개가 6개로 줄었고, 3개월치 클레임 원표를 돌려 항목별 발생 건수를 대조했습니다.
- 필름 공급사 변경 건이 클레임 13건 중 9건과 겹쳤고, 그 갈래에 5 Whys를 적용해 수입검사 항목에 밀착강도가 빠져 있던 것을 찾아냈습니다.
- 검사 항목을 추가하고 3호기 온도 관리 기준을 다시 잡은 뒤, 이물 클레임은 두 달 만에 월 13건에서 3건으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