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CUM · 데이컴
DACUM (Developing A Curriculum)
DACUM이란?
- 현업 우수 수행자 워크숍으로 직무를 분해
- 임무(Duty)→작업(Task)→중요도·난이도·빈도 평정
- 교육 과정을 감이 아니라 직무에서 도출
DACUM을 한 번 제대로 돌리고 나면 교육기획 회의의 말투부터 달라집니다. '요즘 협상 과정이 유행이라던데요' 같은 제안이 '제안 단계에서 기술 검토 회의를 주관하는 작업의 난이도가 4.6인데 해당 교육이 없습니다'로 바뀝니다. 교육 필요의 입증 책임이 HR에서 현업 패널로 넘어가는 것이 이 기법의 실질적인 효과입니다. 차트에 이름을 올린 우수 수행자들이 그대로 과정의 후원자가 되기 때문에 개설 이후의 참석률과 현업 수용도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표준적인 워크숍은 퍼실리테이터 1명과 기록자 1명이 8~12명의 패널을 이틀간 이끌고, 결과물은 임무 8~12개, 임무당 작업 6~12개, 합계 60~120개 작업이 한 장에 펼쳐진 차트입니다. 여기에 중요도·난이도·빈도를 5점으로 평정해 세 값이 모두 높은 작업을 우선순위로 올립니다. 역량모델링과 혼동하기 쉬운데, 역량모델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DACUM은 '무엇을 산출하는가'를 다룹니다. 그래서 둘은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이고, 실무에서는 DACUM 차트의 작업을 NCS 능력단위와 매핑해 사내자격과 직무기술서의 뼈대로 재활용합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차트가 나온 날을 프로젝트 종료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작업 목록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원재료여서, 작업을 학습목표로 번역하고 모듈로 묶는 과정 전환에 워크숍보다 긴 2~3주가 듭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차트는 캐비닛으로 들어가고 교육체계는 작년 것을 복사하게 됩니다. 패널 구성도 자주 어긋납니다. 바쁜 우수 수행자 대신 시간이 되는 사람이나 팀장을 앉히면 손끝의 실제 작업 대신 교과서 같은 업무 분장표가 나옵니다. 워크숍 결과를 평가 기준으로 쓰겠다고 예고하는 것도 치명적입니다. 참가자들이 자기 일을 부풀리거나 숨기기 시작하므로, 차트는 사람 평가가 아니라 교육 설계용이라는 선을 첫 30분에 못 박아야 합니다.
1960년대 후반 캐나다의 인력 훈련 프로그램에서 개발되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직업교육센터를 통해 체계화·보급됐습니다. 국내에는 1990년대 직업훈련 분야를 통해 도입돼 NCS 개발의 기초 기법으로 활용됐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직원 480명, 연 매출 1,200억 원 규모의 산업재 부품 제조사 A사의 이야기입니다. 영업 인력 62명을 두고도 사내 교육 카탈로그 27개 중 영업 전용 과정은 3개뿐이었고, 신입 영업사원이 혼자 고객사를 맡기까지 평균 14개월이 걸렸습니다. 인재개발팀은 6주 일정으로 DACUM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 인재개발팀 김 과장은 최근 3년 목표달성률 상위 영업담당 10명을 패널로 뽑고, 팀장 4명은 별도 검증 세션으로 분리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시면 후배들이 입을 닫습니다"가 설득 논리였습니다.
- 1일차 오전, 퍼실리테이터가 "어제 실제로 한 일을 동사로 말해 달라"고 하자 임무 카드 9개가 붙었고, '견적 재작업'을 어디에 넣을지로 두 시간을 쓴 끝에 '제안' 임무 아래로 정리했습니다.
- 이틀간 작업 카드 87개가 나왔습니다. 10년차 박 차장이 "설계 변경 요청서 검토는 매주 하는데 어느 직무기술서에도 없다"며 붙인 카드가 누락 작업 11개를 추가로 끌어냈습니다.
- 패널은 87개 작업에 중요도·난이도·빈도를 5점으로 평정했고, 세 항목 평균 4.0 이상인 14개 작업이 남았습니다. 상위 3개가 모두 기술 검토 회의 주관과 관련된 작업이었습니다.
- 이후 3주 동안 김 과장 팀은 14개 작업을 학습목표 41개로 번역해 기존 영업 과정 2개를 폐지하고 실습형 모듈 5개를 새로 열었으며, 차트는 연 1회 갱신을 사규에 넣었습니다.
- 6개월 뒤 신입 영업사원의 단독 담당 전환 기간이 14개월에서 9개월로 줄었고, 영업 교육 만족도는 3.8점에서 4.4점으로 올랐습니다. 영업본부장이 차트를 직무기술서 개정안에 그대로 첨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