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AI
Vertical AI
버티컬 AI이란?
- 특정 산업·직무에 특화된 AI 서비스
- 해자는 모델이 아니라 도메인 데이터·워크플로우
- 도입 공수가 작고 효과 측정이 쉬운 것이 장점
버티컬 AI가 실제로 바꾸는 것은 도입 회의에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어느 모델이 더 똑똑한가'가 아니라 '이 업무 한 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책임지는가'로 논의 단위가 옮겨 갑니다. 범용 AI는 초안을 내주고 검증·서식 맞추기·기간계 입력은 사람 몫으로 남기지만, 버티컬 AI는 그 뒤처리까지 제품 안에 넣어 파는 구조라 구매 대상이 도구가 아니라 업무 결과물이 됩니다. 효과 측정 지표도 자연히 처리 건수와 회신 소요 시간, 재작업률로 잡힙니다.
버티컬 AI는 깊이에 따라 세 층으로 갈립니다. 도메인 문서와 전문 용어만 얹은 지식형, 접수부터 결재까지 업무 흐름을 통째로 설계한 워크플로우형, EMR·TMS·ERP 같은 산업 기간계에 붙어 데이터를 직접 읽고 쓰는 임베디드형입니다. 뒤로 갈수록 효과는 커지지만 교체 비용과 벤더 종속도 같이 커집니다. 사내 문서에 RAG만 붙인 챗봇은 여기 해당하지 않고 사내 AI로 분류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과금도 좌석당 월정액이 아니라 처리 건당·성공 건당 과금을 제시하는 곳이 늘고 있어, 계약 전에 월 처리량 추정이 먼저입니다.
도입 여부는 반복량과 예외율 두 축으로 봅니다. 같은 형태의 일이 월 수백 건 반복되고 예외 케이스가 2할 이하인 업무가 1순위입니다. 반대로 예외가 절반을 넘는 업무는 사람 검수가 상시로 붙어 총 공수가 오히려 늘어납니다. 자사 업무가 어느 쪽인지는 감이 아니라 최근 3개월 처리 로그를 유형별로 세어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은 '우리 업계 특화라니까 우리 회사 업무도 알 것이다'라는 기대입니다. 버티컬 AI가 학습한 것은 산업의 평균이지 그 회사의 양식·약어·결재선이 아니어서, 초기 2~3개월은 자사 데이터로 길들이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해외 솔루션이라면 여기에 국내 법령 개정과 세무·서식 미반영이라는 구멍이 하나 더 생깁니다. 임베디드형을 쓰면서 해지 시 데이터 반출 조항을 빼먹으면, 2년간 현업이 쌓은 교정 이력과 라벨링 자산이 통째로 벤더 몫으로 남습니다.
특정 산업 시장을 뜻하는 '버티컬 마켓'에서 온 말로, SaaS 산업의 '버티컬 SaaS' 분류가 AI에 이식된 용어입니다. 2023년 이후 생성형 AI 붐 속에서 범용 챗봇과 구분되는 산업 특화 AI 스타트업 물결을 가리키는 투자·산업 용어로 정착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임직원 520명, 연매출 1,800억 원 규모입니다. 사내 변호사 2명이 연 2,400건의 계약서를 검토하는데, 구매팀이 급한 건을 들고 와도 회신까지 평균 5영업일이 걸렸습니다. 양산 일정이 계약서 때문에 밀리는 일이 분기마다 반복되자 경영진이 대안을 지시했습니다.
- 법무팀장이 최근 3개월 검토 대기 로그를 유형별로 세어 보니 전체의 68%가 구매 표준계약의 조항 몇 개만 바뀐 변경본이었고, "이 8할은 변호사가 처음부터 볼 필요가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 먼저 글로벌 법률 특화 AI를 2개월 시범 적용했지만 하도급법상 대금 지급 기일 조항을 아예 짚어 내지 못했고, 검토 담당 대리는 "영문 NDA 말고는 실무에 못 쓴다"고 정리했습니다.
- 국내 계약서 특화 솔루션 두 곳을 불러 이미 검토가 끝난 자사 계약서 50건을 그대로 넣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돌리고, 독소조항 적발률과 오탐 건수를 조항 단위로 대조했습니다.
- 구매팀장이 계약 조건 협상에 들어가 해지 시 검토 이력 원본을 엑셀·PDF로 반출하고 자사 데이터를 벤더 모델 학습에 쓰지 않는다는 두 문장을 계약서에 넣었고, 연동 범위는 기존 전자결재 한 곳으로 좁혔습니다.
- 도입 6개월 뒤 표준계약 회신이 5영업일에서 1.2영업일로 줄었고, 변호사 2명이 M&A·분쟁 건에 쓰는 시간이 주 6시간에서 19시간으로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