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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잘 쓰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 프롬프트가 아니라 '일 시키는 능력'입니다

2026-07-03

AI를 잘 쓰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 프롬프트가 아니라 '일 시키는 능력'입니다 대표 이미지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글이 하나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AI 사내교육을 담당하는 분의 관찰인데, 요지는 이렇습니다.

"40~50대 임원급은 AI를 놀랄 만큼 잘 쓴다. 반면 20~30대는 '와, 신기하다!'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직관과 정반대의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세대가 당연히 AI도 잘 쓸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현장의 관찰은 다릅니다. 저 역시 기업 AX 교육과 컨설팅 현장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목격합니다. 임원급의 수용도와 활용 수준이 담당자급보다 높은 경우가 분명히 많습니다. 왜 이런 역설이 생길까요.


첫째, AI 활용은 '일을 시켜본 경험'의 문제입니다

윗 직급은 오랜 기간 주니어들에게 일을 지시하고, 결과물을 받아보고, 수정을 요청해 온 사람들입니다. 업무를 구조화하는 법, 맥락과 목적을 전달하는 법, 결과물의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짚어내는 법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AI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본질적으로 이 과정과 같습니다. 좋은 프롬프트란 결국 좋은 업무 지시서입니다. 배경을 설명하고, 원하는 결과물의 형태를 정의하고, 기준을 제시하는 것. 요즘 유행하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말도 풀어보면 결국 "업무 지시를 잘하라"에 가깝습니다. 반면 일을 시켜본 경험이 적은 담당자급은 남에게 위임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하는 게 빠르다"는 태도가 AI 앞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결과물을 받아도 수정 피드백의 범위가 좁습니다. 단편적인 결과 하나를 얻으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둘째, 절박함의 차이입니다

한 댓글이 인상 깊었습니다. "IMF 때부터 다져진 생존 능력일 겁니다. 스펙 문제가 아니죠." 또 다른 분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절박감과 긴장감의 차이." 윗 직급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더 학습하려 하고,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찾습니다. 새로운 도구가 나오면 "이걸로 내 시간을 어떻게 아끼고,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는가"부터 생각합니다. 반면 본인의 실무 역량에 자신이 있는 담당자급은 "AI 없어도 내가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타고난 생존 본능이 아니라, 실전에서 훈련된 생존 본능의 차이입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40대 이상이 하는 일은 정확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 그런 것 아닌가. 2~30대는 정확한 결과를 내야 하니 AI가 오히려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실무자의 결과물은 숫자 하나, 조항 하나가 틀리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AI의 결과물을 검증하는 비용이 직접 하는 비용보다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반론이 오히려 핵심을 드러냅니다. AI 활용의 관건은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직접 할지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력은 프롬프트 강의가 아니라 일의 구조를 보는 눈에서 나옵니다. 임원급이 잘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기업 AI 교육이 놓치고 있는 것

이 관찰이 기업 교육 담당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기업 AI 교육은 도구 사용법과 프롬프트 작성법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확인되는 격차의 원인은 도구 숙련도가 아니라 매니지먼트 역량입니다. 일을 정의하고, 위임하고, 결과물에 피드백하는 능력. 이것이 없는 상태에서 프롬프트 템플릿만 나눠주면, 교육이 끝난 뒤에도 "와, 신기하다"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 AX 교육을 설계할 때 순서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도구보다 먼저, 자기 업무를 꺼내놓고 구조화하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가장 귀찮고 답답한 업무를 그 자리에서 AI에게 지시해 보고, 결과물을 받아 수정 지시를 반복하는 경험. 이 과정을 거치면 주니어도 '일 시키는 감각'을 빠르게 체득합니다.


결론

AI 시대의 역량 격차는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입니다. 일을 시켜본 사람이 AI도 잘 시킵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주니어에게는 위임과 피드백의 경험을 앞당겨 주고, 시니어에게는 이미 가진 매니지먼트 역량이 AI 앞에서 최고의 무기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AI 교육의 목표는 프롬프트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구성원을 '팀원 하나를 새로 얻은 관리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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